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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book

건투를 빈다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나의 점수 : ★★★★

고민 앞에 약간의 푸쉬가 필요하다면.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생각하다보니 김어준씨의 '건투를 빈다'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을 때만해도 김어준씨는 지금처럼 유명인사가 아니었어요. 딴지일보라는 마이너 매체로 대표되는 흐릿한 괴짜 이미지가 김어준씨에 대한 전부가 아니었나 싶네요. 이 책은 본인이 여러 매체를 통해 진행했던 고민상담을 엮어낸 모음집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분의 화법은 변함이 없어서 칼로 두부 썰듯 숭덩숭덩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사실, 형식이 달랐을 뿐이지 요새 유행하는 '청춘위로'서적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어쩌면 이런 분야에서도 선견지명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앞에서 여타 '청춘위로' 서적과 내용이 다르지 않다고는 했지만 그 형식은 꽤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불륜,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같은 질문에서부터 '동생 뒷바라지가 골치 아파요' 같은 고민에 이르기까지, 김어준씨는 썩 그럴듯한 처방을 내놓습니다. 화법이 명쾌하고 심리를 궤뚫는 통찰력이 있어서 읽고 있노라면 가슴 한 구석에 호올스를 풀어놓은 듯 서늘해집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수십가지 고민에 대해 내리는 처방들을 한 마디로 퉁치면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요. 이러니 저러니 말은 많아도 결국 필요한 건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과 탐구라는 거죠. 김난도씨가 한 발 떨어져 토닥이는 느낌이라면 김어준씨는 정확히 손을 들어 방향을 알려주는 느낌이랄까요. 그는 하고 싶은 건 당장하고, 끊임없이 실패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을 찾으라고 수차례 강조합니다. 수십가지의 고민상담을 되씹어보면 사실 이 얘기의 동어반복이죠. 최근에 나오는 김어준씨의 강연을 들어봐도 이 책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김어준이라는 풍운아가  40년 가까운 시간동안 일깨워 온 인생 매뉴얼이랄까. 취향을 타는 화법이긴 하지만 족족 옳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편견만 벗으면 누구나 고개를 주억거릴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책을 다 끝내도 후련하지 않음은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한 거죠. 책 따위에 정답이 있으면 세상에 어느 누가 '방황'이란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칠까요. 다만 김어준씨의 인생 매뉴얼이 유용한 이유는 그것이 어느 누구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이 방식은 세상의 편견이나 선악구분을 따르지 않아요. 오로지 자신의 행복만 바라보라고 강력하게 권유하죠. 잰체하지 않고 눈치따위 보지 않는 작가의 에너지가 이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생을 가로막은 고민 앞에서 약간의 푸쉬가 필요할 때, 이 책이 좋은 결단을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가끔씩 다시 들춰보곤 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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